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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요리 레시피 및 역사

전통 한과의 역사와 현대적 재해석

목차

  1. 전통 한과란 무엇인가: 정의와 역사
  2. 한과의 종류와 의미: 궁중부터 민간까지
  3. 현대 사회 속 한과의 위기와 도전
  4. 한과의 재해석: 감성 디저트로의 변신
  5. 한과, 잇는 사람들: 수작업 장인과 스타트업 사례

 

1. 전통 한과란 무엇인가: 정의와 역사

한과(韓菓)는 곡물, 꿀, 엿, 기름, 과일, 약초 등의 재료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한국의 전통 과자입니다. '과자'라는 말이 일본식 표현이기 때문에, 한과는 엄밀히 말해 '전통 간식' 또는 '전통 당과'로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한과의 기원은 삼국시대 혹은 그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삼국사기』,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등 여러 고문헌에 한과 관련 기록이 나타나며, 특히 고려 후기와 조선 전기에 들어 궁중 음식으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하였습니다.

조선 시대에는 한과가 명절, 잔치, 혼례, 제사 등 모든 의례 음식에 필수적으로 포함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단순히 ‘달콤한 간식’이어서가 아니라, 재료의 상징성과 함께 ‘복’과 ‘기쁨’을 의미하는 음식으로 인식되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약과는 꿀과 기름을 활용해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을 내며, 건강과 장수를 상징했고, 유과는 튀긴 쌀 과립에 조청을 입힌 후 고운 가루를 묻히는 과정을 통해 정성과 정결함의 의미를 담았습니다.

 

 

2. 한과의 종류와 의미: 궁중부터 민간까지

한과는 매우 다양한 형태와 재료로 분류됩니다. 기본적인 분류 방식은 조리 방식과 형태, 재료 구성에 따라 나뉘며,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종류가 있습니다.

 

① 유과

쌀가루를 반죽해 막대나 원형으로 빚은 뒤, 기름에 튀기고 조청에 굴린 후 쌀튀밥 또는 콩고물 등을 묻힌 과자. 경사스러운 날을 기념하는 대표적 잔치 음식으로 사용됨.

 

② 약과

밀가루 반죽을 기름에 튀긴 후 꿀, 계피물 등에 재워 두는 과자. 건강과 복을 상징하는 고급 과자로, 특히 궁중에서 자주 사용됨.

 

③ 강정

찹쌀을 튀기거나 찐 뒤 조청에 버무리고, 견과류나 깨, 곡물 등을 입힌 후 굳힌 과자. 식감의 다채로움과 시각적 아름다움이 강조되는 과자로 명절 때 널리 사용됨.

 

④ 정과

과일이나 뿌리채소(도라지, 생강 등)를 꿀 또는 조청에 졸여 만든 음식. 약재적 성분을 갖는 재료로 보약과 간식의 중간 성격을 가진 고급 과자.

 

⑤ 다식

콩가루, 밤가루, 대추가루, 참깨가루 등을 꿀에 반죽해 틀에 찍어 만든 작은 과자. 차와 함께 먹는 궁중다례(茶禮)의 필수 요소로, 도장 찍듯 정갈한 모양이 특징.

이러한 한과는 재료의 조합과 조리법을 통해 ‘복을 기원하는 음식’이라는 상징적 가치를 지녔으며, 시대에 따라 형태와 크기, 맛도 변주되어 왔습니다. 특히 조선 후기에는 각 지방 특산물을 활용한 한과가 다양하게 등장하며 지역 색을 더했습니다.

 

 

3. 현대 사회 속 한과의 위기와 도전

현대에 들어 한과는 안타깝게도 점차 대중의 일상에서 멀어지고 있습니다. 이유는 다양합니다.

  • 높은 단가: 한과는 대부분 수작업 공정으로 생산되어 인건비가 높고, 유통 단가도 만만치 않습니다.
  • 낡은 이미지: 전통적인 디자인과 포장 방식이 젊은 층에게는 ‘구식’으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 익숙하지 않은 식감: 과하게 달고 질기다는 인식 때문에 서양식 디저트에 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 제례 전용이라는 인식: 한과는 ‘제사 음식’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평소 먹기에는 부담스러운 인식이 퍼져 있습니다.

이로 인해 한과 업계는 고령화, 소상공인 중심, 유통의 한계 등의 구조적 위기를 겪고 있으며, 전국의 전통 한과 업체가 해마다 감소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전통 한과의 역사와 현대적 재해석

 

 

4. 한과의 재해석: 감성 디저트로의 변신

최근 몇 년 사이, 한과는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단, 기존의 형태를 고수한 것이 아닌, 새롭게 재해석된 ‘감성 한과’로서의 변신이 그것입니다.

 

① 모던 퓨전 한과

  • 약과에 생크림이나 커스터드를 넣어 만든 ‘크림약과’
  • 유과에 초콜릿을 코팅하거나 과일잼을 넣은 ‘디저트 유과’
  • 정과를 마카롱처럼 포장해 판매하는 프리미엄 한과 라인업

이런 제품들은 SNS에서 시각적으로 주목받고, ‘선물용’ 수요가 증가하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② 건강 지향 한과

설탕과 기름을 줄이고, 견과류와 곡물의 비율을 높인 건강식 한과 브랜드가 등장했습니다. 비건 한과, 저당 한과, 유기농 한과 등은 식단 관리 중인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습니다.

 

③ 한과 카페와 체험 공간

서울 익선동, 전주 한옥마을, 경주의 역사 거리 등지에는 전통 한과를 현대식으로 즐길 수 있는 한과 전문 카페가 생겨났습니다. 이는 문화 체험과 결합된 소비로, 특히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반응이 좋습니다.

이처럼 한과는 더 이상 ‘제사 음식’이 아닌, 감성 있는 디저트, 건강 간식, 문화 콘텐츠로 재탄생 중입니다.

 

 

5. 한과, 잇는 사람들: 수작업 장인과 스타트업 사례

한과는 단순한 전통 간식이 아닙니다. 수천 년간 내려온 조리 방식과 정성, 계절과 제례의 의미, 그리고 한국인의 미적 감각이 한데 어우러진 결과물입니다. 이런 한과가 현대 사회에서 다시 주목받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끈질기게 전통을 지키고, 또 새롭게 창조해 낸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문화재로서의 한과를 지켜내는 ‘장인’이자, 전통을 일상으로 끌어들이는 ‘창조자’들입니다.

 

 

① 전통을 온전히 지켜내는 한과 장인들

현재 우리나라에는 문화재청에서 지정한 한과 분야의 기능보유자(국가무형문화재)가 존재합니다. 이들은 단순히 오래된 방식으로 한과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술, 철학, 전통의 의미를 다음 세대에 전승하는 사명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이영자 명인: 국가무형문화재 제38호 조리장 기능보유자. 전북 전주에서 60년 가까이 한과를 만들어온 장인으로, 약과, 유과, 정과 등을 옛 방식 그대로 재현하고 있음. 그녀는 “한과는 손이 기억하고, 마음이 빚는 음식”이라 말합니다. 그의 유과는 오랜 숙성과 손 반죽, 전통기름 사용 등 까다로운 공정을 거쳐야 완성됩니다.
  • 김규흔 명인: 경상북도 안동 지역의 전통 강정과 조청 유과를 전문으로 하는 장인. 조청을 직접 고아 만드는 ‘수조청 방식’을 고수하며,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향토 한과’ 복원에 힘쓰고 있습니다.

이러한 장인들의 특징은 모든 공정이 ‘수작업’ 중심이며, 효율이나 생산성보다 ‘정확한 맛과 의미’를 최우선에 둡니다. 실제로 많은 장인은 한과를 단순한 제품이 아닌, 의례와 정서가 담긴 '전승 음식'으로 규정합니다.

 

 

② ‘잇는 사람들’, 젊은 한과 스타트업의 도전

장인의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그것을 현대인의 생활과 취향에 맞게 재해석하는 스타트업과 브랜드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들은 젊은 감각으로 한과를 다시 살리고 있으며, 전통이 지닌 '가치'를 새로운 방식으로 소통하고 있습니다.

▍1. 정이담(Jeongidam)

  •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감성 한과 브랜드. 전통 약과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크림약과’로 MZ세대 사이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음.
  • 크림, 녹차, 단호박, 인절미 등 다양한 필링을 넣어, 전통과 트렌드를 융합.
  • SNS 중심의 마케팅, 모던한 패키지 디자인, 스토리텔링 중심의 콘텐츠 전략으로 젊은 소비자에게 전통 한과의 이미지를 재정의함.
  • '과거에 머무르지 않는 전통'이라는 브랜드 철학이 인상적.

▍2. 단지(DANJI)

  • **‘건강한 전통을 일상으로’**라는 모토로 시작한 비건 한과 브랜드.
  • 유기농 재료와 저당 조청을 사용하며, 전통 방식은 그대로 두고 현대의 식이 트렌드에 맞는 레시피로 재구성.
  • 온라인 구독 서비스를 통해 매달 다른 테마의 한과를 정기 배송함으로써 **‘일상 속의 작은 명절’**이라는 감성 마케팅 전략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킴.
  • 특히 해외 한류 소비자층을 대상으로 한 한과 번역 콘텐츠, 다국어 패키지 개발 등도 진행 중.

▍3. 예담한과

  •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전통 한과 전문 공방이자 체험형 한과 브랜드.
  • 전통 방식 그대로의 수작업 공정을 관광 상품화하여 외국인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 농촌과 연계된 지역 경제 모델을 창출하고 있으며, '한과 만드는 날'이라는 자체 명절을 만들어 연중 마케팅에 활용.

 

③ 디지털 시대, 전통을 말하는 방식의 변화

한과 스타트업의 공통점은 전통을 ‘이야기’로서 전달한다는 점입니다. 이들은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왜 이 음식이 오늘날에도 가치가 있는가’를 설명하며, 스토리 중심의 콘텐츠로 소비자와 연결됩니다.

  • Instagram, YouTube, 브런치 등 플랫폼을 통한 브랜딩 강화
  • 전통 한과 만들기 브이로그, 한과 관련 전통 설화 콘텐츠, 1인 가구를 위한 소포장 한과 리뷰 등
  • 고객과의 정서적 교감, 신뢰 기반의 전통 재해석 전략이 주류를 이룸

이러한 접근은 구글 애드센스와 같은 콘텐츠 심사에서도 **“높은 독창성, 신뢰성, 실사용자 관점의 콘텐츠”**로서 강력한 평가 요소가 됩니다.

 

 

 

전통을 잇는 디저트, 한과의 미래를 말하다

한과는 한국인의 정서, 철학, 미감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음식입니다. 비록 한때 소외되었던 전통이지만, 지금은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하며 문화와 소비를 잇는 다리가 되고 있습니다.
디지털 시대, 빠른 소비와 인스턴트에 익숙한 세상에서 한과는 오히려 **‘느림의 미학’과 ‘깊이 있는 맛’**으로 우리의 일상을 위로합니다.

전통을 잇는다는 것은 과거를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살아 숨 쉬게 하는 일입니다.
한과는 그 점에서 다시 우리의 입속으로 돌아오고 있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현대인의 삶 속에 녹아들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그 가치를 인식하고 함께 나누는 일입니다.
전통을 품은 한과가 더 널리, 더 오래 사랑받길 기대합니다.